평소 아픈 곳도 없었는데, 어제 잠을 잘 못 잔 것도 아닌데 갑자기 코피가 흘렀다? 혹시나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어디가 크게 아픈건 아닐까 심하게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불안한 코피에 대해서 괜찮은 건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코피는 의학적으로 비출혈(鼻)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솔직히 코피 자체는 매우 흔한 증상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에 한두 번쯤은 코피를 흘리죠. 보통의 경우라면 피곤하거나 몸의 면역체계가 약해졌을 때 나고, 알아서 멈춰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사소한 코피가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경고하는 것일 수도 있기에 그냥 넘어가기에 또 불안한 것 역시 사실입니다.
코피의 원인
코피가 나는 이유는 정말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피로를 제외한 가장 흔한 원인은 건조한 공기와 코를 자주 후비는 습관입니다. 코를 후비는 습관은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 아무래도 많이 발생하죠. 근데 이 코를 후비는 습관과 비슷한 것이 코를 강하게 푸는 습관입니다. 이런 두 경우 모두 점막이 찢어져 출혈이 발생하기 쉽죠. 건조한 공기는 여름철이라면 에어컨 바람을 너무 오랫 동안 쐬었다던가, 겨울에는 특히 추운 날씨에 코피가 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 외에도 알레르기, 감기, 부비동염과 같은 감염 등도 코피의 원인으로 작용해 코 안쪽 혈관의 염증 때문에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웬만하면 본인이 원인을 인식하기 쉽습니다.
혈압이 높은 사람의 경우도 코피가 자주 발생합니다. 고혈압은 만병의 근원 중 하나라고 하잖아요? 고혈압은 혈관에 더 큰 압력을 가해 쉽게 파열되게 하죠. 그래서 고혈압 환자들은 코를 풀면 바로 코피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 등의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약물을 섭취하고 있다면 코피가 쉽게 날 수 있죠.
대부분의 경우는 비염환자들에게서 건조증이나 코를 너무 쌔게 풀어서 코피가 나는 경우일 확률이 높습니다. 다만 정말 정말 드물지만 출혈성 질환 혹은 비강 종양 등이 코피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이 경우는 지속적이고 심한 코피가 나기에 즉각적인 의학적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코피의 응급 처치와 치료
코피가 발생했을 때, 대부분은 간단한 응급 처치로 충분합니다. 일단 머리를 앞으로 숙여야 합니다. 꼭 앞으로 숙이세요. 가끔 정말 옛날 어른들은 머리를 뒤로 젖히라고 하지만 이는 정말 죽으라는 소리입니다. 절대로 뒤로 젖히지 마세요. 여하튼 고개를 앞으로 숙이는 것은 코피가 목구멍으로 넘어가게 하는 것을 방지하고, 코 안쪽 출혈 부위를 더 잘 확인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와 동시에 손가락으로 코의 앞부분인 연골 부분을 약 10분간 단단히 눌러주세요. 이 과정에서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합니다. 대부분은 이 방법으로 코피가 멈출 거예요.
코피가 멈춘 후에는 코 안쪽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위해 생리 식염수 스프레이나 가습기를 활용할 수 있죠. 코피가 자주 발생한다면 알레르기 약이나 코 스프레이를 사용해볼 수도 있지만 너무 자주 사용할 경우 오히려 자극이 심해져 코피가 더 잘 날 수 있으니 조심해주셔야 합니다.
코피가 멈추지 않거나 심하게 또 자주 반복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가주세요.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니깐요. 보통은 코 전용 내시경으로 비강 내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전기 응고법이나 화학 응고법을 통해 출혈 부위를 지혈해줍니다. 참고로 대부분은 화학 응고법을 사용하는데, 이는 솜에 약물을 뭍혀 코 속에 넣어두는 것입니다. 불편하긴 해도 아프지는 않아요. 그런데 전기 응고법은 정말 농담하지 않고 아픕니다. 의사들도 이 고통을 알기에 정말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추천하지도 처방하지도 않습니다.
코피의 예방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겠죠. 비염 환자들이라면 특히 말입니다. 가능하면 코 안쪽을 건조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실내 공기를 적절히 가습해야하죠. 여름철에 에어컨은 정말 최소한으로 해주세요. 덥긴 해도 코피 흘리는 것보다는 좋으니깐요. 겨울철에는 가습기와 코 전용 보습제를 활용해주세요. 또 비염 환자들에게 정말 고통스럽고 불편하겠지만 코를 세게 풀지 말아주세요. 코를 세게 풀면 잠깐은 시원할 수 있지만 혈관도 계속해서 약해져 결국 코피를 달고 살게 됩니다. 다 경험해보고 후회중입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죠. 알레르기나 감염을 피하기 위한 개인 위생도 중요하고요. 만약 항응고제나 다른 약물 복용이 코피의 원인이라면 이는 꼭 의사와 상의해주셔야해요.
고혈압의 경우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관리를 통해 혈압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주세요. 저 같은 경우는 약국에서 혈압기를 하나 사서 4년째 꾸준히 체크하고 있습니다. 아, 금연과 금주는 필수입니다. 하지만 사회생활하면서 음주는 어쩔 수 없다면 최소한 흡연이라도 줄이거나 가능하면 금연해주세요.
코피는 정말 흔하고 사소하게 넘어갈 수 있는 증상입니다. 하지만 원인도 다양하고 가끔 정말 심각한 질환의 신호라서 불안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에서 알려드린 원인들 중 내가 어떤 이유로 코피가 나는 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만약 위의 원인들이 아닌 이유라면 의사를 만나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을 진지하게 추천드립니다.